* 다음 내용은 CoC 시나리오 [아케트 신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네잎클로버를 보면 꼭 네가 떠올라서 지나칠 수가 없었다.
밟기는 무슨, 꺾지도, 그렇다고 만지지도 못한 채 두 무릎을 쭈그려서 흔들리는 네 잎사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 행운은 과분한 호칭이다. 꼭 따지고 들자면, 난 네잎클로버랑 닮지도 않았다. 쟤는 초록색이잖아. 내 머리는 노란색인데.
물이 없으면 식물은 살아갈 수 없다지만 그 물이, 물이 아니면. 나라면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다. 넌 나 없이도 살아간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가끔 네 얼굴이 구름 위로 둥둥 떠오를 때면 짜증이 치솟기도 했다. 아주 가끔. 어쩔 때는 네가 없어서 다행이다, 새빨개지는 목덜미를 굳이 가릴 필요가 없으니까.
너를 네잎클로버에 비유하기엔... 네잎클로버가 너무 쬐그맣다. 다른 식물은 어떨까? 포네, 너의 이름을 닮은 꽃을 심고 싶어. 아, 아니다. 생김새로 할까. 그런데... 네 새까만 머리카락을 닮은 꽃잎이 있으려나. 만약 있다면 이름 붙여도 돼? 바보 멍청이 테리나로. 다시 만날 그때까지. 약속할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