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과 윤림은 한 달 전, 갑작스러운 화재로 인해 현재의 보금자리로 오게 됐습니다. 그간 그럭저럭 괜찮게 적응한 윤림과 달리 석현은 이사 온 이후부터 잠을 설치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그런 석현이 걱정되어도,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밤새 뒤척거리는 뒷모습을 지켜보는 것뿐입니다. 병원을 가 보거나 대화를 시도해 봐도 그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으니.
최근 며칠의 석현은 밤까지 지새워 버렸고, 겨우 든 선잠마저 한두 시간을 보내지 못 하고 깨 버리곤 했습니다.
그런 그를 보면서 당신은 무슨 생각을 했나요? …. 그러나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조용하고 평화로운 밤입니다.
비로소 깊은 잠에 빠진 석현과, 그 옆에 자리를 둔 당신. 당신은 아늑한 고요함 속에서 그간 하지 못 했던 일을 처리하거나, 조용히 책을 읽거나, 석현의 옆에 나란히 누워 흐르는 상념을 받아들입니다.
요란하게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에 깨져 버리고 맙니다. 이런, 시끄러운 소리에 석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뒤척입니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휴대폰을 썼던 곳에서 벨소리의 근원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September 22, 2021 1:20PM차윤림:(오밤중에 전화를 건 사람이 대체 누구야?)
September 22, 2021 1:20PM차윤림:(아빠인가?)
September 22, 2021 1:21PM :따르릉…. 전화가 걸려 옵니다.
September 22, 2021 1:21PM차윤림:(그럼 가정..)
(...)
(옆에서 뒤척거리고 있는 강석현과 액정 화면을 번갈아 들여다 본다.)
(수신 거부를 꾹.)
잠시간의 정적이 고요함 속에 녹아 들었다가 다시금 액정이 번쩍입니다.
September 22, 2021 1:24PM차윤림:(그, 화면이. 왜 이런데... 뻑뻑한 두 눈을 비비고서 다시 한번 거절 버튼을 누른다.)
September 22, 2021 1:25PM :….
September 22, 2021 1:26PM차윤림:(액정이 점점 깨지는 것 같잖아...)
(시간이 시간이다 보니 등 뒤로 식은땀이 죽 흐르는 듯 싶다. 핸드폰 들어 전화 받아봅니다.)
여보세요.
September 22, 2021 1:27PM :전화를 받으면 들리는 것은 조악한 소음. 시간에 어울리지 않게도 바깥 잡음이 음질에 섞여 듭니다.
September 22, 2021 1:28PM강석현:차윤림, 하루종일 연락이 없어서 걱정했잖아. 아무튼…. 어제 말한 대로 슬슬 들어가고 있어. 30 분이면 도착할 것 같은데.
(잠깐의 간극.) …. 무슨 일 없지?
September 22, 2021 1:29PM차윤림:뭐? (하하, 헛웃음을 친다.) 형 그게 무슨 소리야...
형은 내 옆에서 잠들어 있는데?
September 22, 2021 1:29PM강석현:…. 뭐?
September 22, 2021 1:30PM :전화 너머로 들리던 소음이 뚝, 끊깁니다. 이어서 당황한 듯 잠시간 이어지는 정적.
석현이 뛰기 시작했는지,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와, 무언가가 바스락거리는 잡음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September 22, 2021 1:31PM강석현:차윤림,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네 옆에 있는 건 내가 아니야. 그건….
September 22, 2021 1:31PM차윤림:(이 형은 또 무슨 소리야...)
September 22, 2021 1:31PM강석현:… 절대 나라고 생각해서는 안 돼. 침대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 자는 척하고 있어.
September 22, 2021 1:31PM차윤림:(하지만 형을 말을 들어서 안 좋을 거 하나도 없다...)
(그간의 경험상 잃을 거 하나 없다...)
September 22, 2021 1:32PM강석현:그럼 그게 곧 널 깨우거나 눈을 뜨게 하려고 들 … 무슨 일이 있 … 눈을 뜨지 …. 가고 있 … 조금만 버텨 ….
(점멸하는 목소리와, 마지막 말이 어렴풋하다.) 내가 갈 때까지만….
September 22, 2021 1:33PM차윤림:그, ... ...
(통화 상태도 안 좋잖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형, 석현이 형. 내 목소린 들려?
September 22, 2021 1:35PM강석현:들려…. (하고, 어물쩍 사라지고 만 어미와 함께.)
September 22, 2021 1:35PM :뚝.
전화가 끊깁니다.
September 22, 2021 1:35PM차윤림:정말 30분 후면...
...끊겼네.
September 22, 2021 1:35PM :휴대폰 화면에는 당신을 비웃듯 글자가 깜빡입니다.
통화권 이탈.
September 22, 2021 1:36PM차윤림:정말 오는 거냐고 물어보려 했는데...
September 22, 2021 1:36PM :남겨지고 만 차윤림은 이성 판정. (1/1d2)
September 22, 2021 1:37PM차윤림:(따지고 보자면 이쪽이 진실인지, 저쪽이 진실인지 아직 모르는 거잖아.)
SAN Roll
기준치: |
40/20/8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정신 바짝!!)
September 22, 2021 1:37PM :(침착….)
September 22, 2021 1:37PM차윤림:(의연하게 핸드폰을 내려놓습니다.)
(통화 속 형이 말해줬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침대에 다시 눕는다.)
(정자세로 누워서, 두 손은 배에다 올리고 눈 감기.)
September 22, 2021 1:39PM :당신은 시키는 대로 침대에 머리를 뉘였습니다. 그때, 띵동. 문자 수신을 알리는 벨소리가 들리고.
액정이 밝게 반짝이는 사이 곁에 누운 석현이 뒤척입니다.
September 22, 2021 1:40PM차윤림:(실..눈..)
(옆의 석현 형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나 곁눈질한다.)
September 22, 2021 1:41PM :석현에게로 눈을 돌린 당신은…. 본능적인 위협을 느낍니다.
September 22, 2021 1:41PM차윤림:(...
흡.)
September 22, 2021 1:41PM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원한다면 관찰력 판정.
September 22, 2021 1:42PM차윤림: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강행ㄱ)
September 22, 2021 1:42PM :(하새요.)
September 22, 2021 1:42PM차윤림: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ㅎㅎ)
September 22, 2021 1:43PM :분명히 방금 전까지는 편안한 자세로 잠들어 있었는데….
석현은 부자연스럽게 경직된 자세로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이질감이 들 정도로 반듯하게, 팔다리를 적당히 벌려서….
꼭 뻣뻣한 짚 인형 같은 자세입니다.
September 22, 2021 1:44PM차윤림:(...)
(이제와서 문자를 보려고 하면 안 되겠지. 다시금 눈을 감고 옆을 석현 형 마냥 각목 마냥 기다립니다.)
September 22, 2021 1:47PM :띵동.
확인을 종용하듯 한 통 더, 액정이 반짝입니다.
September 22, 2021 1:48PM차윤림:(내 옆에 효자손 없나?)
(사실 나는 스마트워치를 차고잇다.)
(내 손목에)
(ㅋㅋㅋ그렇다면 팔만 들어서 눈 가늘게 뜨고 문자 확인.)
September 22, 2021 1:49PM :첫 번째 문자.
이어서,
September 22, 2021 1:50PM차윤림:(야 나보고 누워있으라면서.)
(아 폰을 갖고 누워있으란 뜻이였나.)
(시리를 불러서 답장을 하고 싶지만... 그러다가 옆의 저 형이 깰까봐 그만두기로 했다.)
(밀짚인형 석현이가 시리에 민감할 수도 있잖아...)
(방 안에 뭔가 다른 점은 없나요?)
September 22, 2021 1:52PM :(글쎄요?)
September 22, 2021 1:52PM차윤림:(뭐야)
(어서 눈 감는다.)
September 22, 2021 1:54PM :부스럭, 곁에서 의미 모를 소리가 들려 옵니다.
…. 무슨 소리일까요?
September 22, 2021 1:54PM강석현:차윤림.
윤림아. 자?
September 22, 2021 1:55PM차윤림:(...
흐으읍.)
September 22, 2021 1:56PM강석현:…. 안 자는 거 알고 있어.
너 거짓말 할 때마다 눈썹 옆이 꿈틀거리거든. 바보냐.
빨리 대답해, 차윤림.
September 22, 2021 1:56PM차윤림:(...)
(내가 왜 대답을 해야하는데?)
(옆 사람이 누구든 간에 아마 대답 안 했을 거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합니다.)
September 22, 2021 1:57PM강석현:…. 대답 안 해? 이래도?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고개를 내려 네 볼에 입술을 떨군다. 속삭일 때마다 스치는 온기가 따스하다.)
윤림아, 차윤림. 왜 자는 척하는 건데.
September 22, 2021 1:58PM차윤림:(자다가 일어나서 기지개 피는 것도 아니고 하품하는 것도 아니고 느닷없이 대답하라 명령하면 퍽이나 하겠다.)
(...흠칫, 온 몸이 떨렸겠지만 굴하지 않는다... 자는 척 하는 건 들통났으니 어차피 상관없다. 형이 이렇게 가까이 왔는데도 불쾌한 건... 오랜만이네. 정말 다른 존재인 건가?)
September 22, 2021 2:01PM강석현:…. 그래, 이대로 계속 받고 싶다 이거지. 모처럼 푹 자고 일어나서 기분도 좋은데 이럴 거냐.
September 22, 2021 2:01PM차윤림:(이 형이 나보다 더 집착 심해.)
September 22, 2021 2:01PM강석현:(연달아 안면을 지분거리던 입술이 네 하순을 작게 물었다.) 그만 자고, 깨어 있으면 나랑 있자고.
…. 그렇게 말을 못 알아들어?
September 22, 2021 2:02PM차윤림:(
꿈틀, ...제발 좀 가라......)
(아예 미간에 주름이 질 정도로 눈을 더욱 세게 감는다. 완강한 거절의 표시!)
September 22, 2021 2:04PM강석현:….
(굳게 감긴 눈꺼풀이 찌푸려지는 것을 응시한다. 이내 혀를 내어 입술 위를 핥았다가, 바로 앉아 네 손을 쥔다.)
September 22, 2021 2:05PM차윤림:(
이만큼 소름끼칠 수도 있다니...)
September 22, 2021 2:05PM강석현: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네. …. 아까 그 전화 이후로, 너 좀 이상해.
갑자기 침대에 와서 눕질 않나…. 반쯤 깨 있어서 좀 들었거든.
누구였어? 그 사람.
September 22, 2021 2:06PM차윤림:(솔직히 내가 아는 석현이 형은 이런 짓 안 해. 내 얼굴 여기저기에 뽀뽀를 한다던가... 차라리 혀 깨물고 뒤졌지.)
(비록 사귀는 사이지만... 어쨌든...)
(너였어! 너였다고! 속으로만 외친다.)
September 22, 2021 2:08PM강석현:…. 그 사람이 이제 나랑 대화도 하지 말래? 너 설마 바람 피냐, 차윤림….
September 22, 2021 2:08PM차윤림:oO(정 불안하면 내 폰 확인해 보든지.)
(아 맞다, 페이스아이디 걸려있지... ... ...)
September 22, 2021 2:09PM강석현:(드물게 아주 슬픔….)
…. 대답 안 하면 진짜 바람 피우는 줄 알 거야.
September 22, 2021 2:10PM차윤림:(....................)
September 22, 2021 2:10PM강석현:하아….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러는데. (흑흑.)
September 22, 2021 2:11PM차윤림:(대답한다/무시한다)
1
...안 해. (입술을 벌려 꼴랑 한 마디를 내뱉는다. 그리고는 말 안한 척. 눈은 절대로 뜨지 않는다.)
September 22, 2021 2:13PM강석현:…. 진짜 안 해?
그럼 누구냐, 부모님이냐. 부모님이 이제 나랑 놀지 말래?
September 22, 2021 2:14PM차윤림:(하아아)
September 22, 2021 2:14PM강석현:(순식간에 되찾은 장난기로 아무렇게나 뱉다가 붙잡은 손을 깍지 껴 쥐었다.)
…. 설마 내가 뭐 잘못했냐. 화 났어? 응?
September 22, 2021 2:14PM차윤림:(물론 교제하는 걸 내가 숨기고 있어서 그렇지, 부모님이 알게 된다면 못마땅하게 여길 게 맞긴 하다.)
(그렇다고 이대로 말해주기도 뭐하지. 잡은 손의 감촉에 다른 점은 없나 곰곰이 생각해본다.)
(다른 때보다 차갑다던가)
September 22, 2021 2:16PM :별달리 이상한 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도리어 막 자고 일어난 사람답게 체온이 아주 따뜻해서, 그 온기에 당신은 저절로 안도하고 맙니다.
September 22, 2021 2:16PM차윤림:(응...?)
September 22, 2021 2:18PM강석현:야, 차윤림. (잡은 손을 주물주물.)
배고파. 뭐 해 먹으러 나가자.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잘못했어.
September 22, 2021 2:19PM차윤림:(따라서 만지작 만지작)
(말하는 것도 두려워서 못 하겠다...)
September 22, 2021 2:19PM강석현:….
(맞닿는 촉감과, 그럼에도 굳게 다물린 입술을 응시하다 네 옆에 팔을 괴고 모로 누웠다.)
나랑 얘기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 방금 봤잖아.
너…. 사실 아까 통화한 거, 나였지?
September 22, 2021 2:20PM차윤림:(앞에서 드는 인기척이 사라졌다!)
(...옆으로 옮겨갔지만.)
(이 정도로 대답 안 해주면 오늘은 윤림이가 기분이 안 좋구나, 짐작하고 화장실 갈 수 있는 거 아니...)
(헉,)
(그걸 어떻게 알지.)
(아예 이마로 송글송글 땀이 맺히는 듯 싶다. 목소리를 내는 것 대신에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젓는다.)
September 22, 2021 2:23PM강석현:아니기는 뭐가 아니야. 네가 전화에다 대고 석현이 형이라며. …. 나 말고 다른 석현이 형도 있어?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네 손에 들려 주었다.)
September 22, 2021 2:23PM차윤림:(?)
September 22, 2021 2:23PM강석현:차윤림.
너,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안 돼.
September 22, 2021 2:24PM차윤림:(눈 안떠도 잠금 해제되었을 테니까 옆으로 넘김<?)
September 22, 2021 2:24PM강석현:(ㅋㅋ 잠금장치라곤 없는 석현이의 핸드폰… 그냥 열림.)
눈 감고 뭘 보겠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September 22, 2021 2:24PM차윤림:(석현이의 폰이였구나.)
September 22, 2021 2:24PM강석현:(내 거야.)
나랑 내 핸드폰은 여기 있는데, 너한테 내 번호로 전화가 왔어.
….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September 22, 2021 2:25PM차윤림:... ... ...
모르겠는데. (뻔뻔하게 나가기)
September 22, 2021 2:25PM강석현:….
(작은 한숨 소리를 이어 뒷머리를 헤집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방 안을 둥글게 배회하나 싶더니,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 널 내려다본다.)
멍청아, 학교에서 이런 것도 안 가르쳐 주냐. 당연히 이상한 사람일 거 아니야.
전화 회선을 바꿔서 그 사람인 척 전화를 하고. 이런 거 영화에서도 못 봤어? ….
September 22, 2021 2:29PM차윤림:... ...
(이상한 사람이라기보단 보이스피싱 아닐까.)
(그렇지만 내게 카드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던가, 당장 이체해야된다던가 그런 상황이 아니었잖아.)
...나중에 신고할게. (기어들어가는 듯 작게 떨리는 음성이지만 꽤나 단호하다. 할 수 있는, 가능한 단답으로 말한거다.)
September 22, 2021 2:32PM강석현:… 나중에? 나중이면 늦어. 차윤림. 너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잊었냐.
(잠시 입술을 앙다물고 말을 고르다 네 손목을 붙잡아 널 일으키려 든다.)
September 22, 2021 2:33PM차윤림:(왜?!)
September 22, 2021 2:33PM강석현:일어나, 가자고. 어디든. 제발, 윤림아.
나는 이대로 널 잃을 수 없어.
September 22, 2021 2:34PM차윤림:... ...
제발 나 좀 가만히 내버려 두라고!
September 22, 2021 2:35PM강석현:어떻게 그래, 나는 이날을 위해 몇 날 며칠 밤을 뒤척인 건데.
내가 왜 이러는지는 집을 벗어나면 알려 줄게. 윤림아…. 차윤림.
September 22, 2021 2:36PM :제발. 애원하는 목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피어나는 매캐한 내가 코끝을 찌릅니다.
September 22, 2021 2:37PM강석현:… 지금은 사실대로 말해 줄 수 없어. 나가야 해. 차윤림, 너 지금….
무언가에 홀린 거야.
September 22, 2021 2:39PM차윤림:내가 유독 형한테 잘못한 게 많은데, 많긴 많은데.
그래도 이건 아니지.
제대로 설명을 해줘야할 거 아니야! (다른 무엇도 아닌 꿉꿉한 향 때문에 눈살을 더욱 찌푸렸다. 부시럭 부시럭 몸을 뒤틀더니 배를 침대에 붙이고 돌아눕는다. 두 손으로 귀를 틀어막으며.)
September 22, 2021 2:40PM강석현: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윤림아….
…. 잘 설명해 주고 오늘 일을 마칠 생각이었는데.
일이 뒤틀렸어. 그 전화 때문에…. 그 놈은 가짜야. 내 꿈에 몇 번이고 나왔다고.
September 22, 2021 2:42PM차윤림:...그동안 형이 잠을 못 자서 얼마나 걱정했는데 내가. 그것까지 거짓이었다는 거 아니야. ....날 속였네?
형이 진짜 강석현이라는 증거라도 있어?
September 22, 2021 2:42PM강석현:내가 그 놈을 죽이려고…. (잠시 입을 다물어 말을 아낀다.) …. 속인 게 아니야.
증거, 그래. 빨리 눈을 떠. 날 봐. 내가 네가 아는 나랑 어떤 점이 다른지.
September 22, 2021 2:43PM :석현은 당신의 손을 잡아 자신의 볼에 가져다댑니다. 익숙한 촉감과 체향.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매캐한… 냄새.
체온과는 비교할 수 없는 뜨거운 열기가 훅 끼칩니다.
September 22, 2021 2:45PM차윤림:그럼 내가 바람피웠다니 뭐니 그런 얘기는 왜 꺼낸거야. 아닌 거 알면서. 확실히 날 떠봤잖아.
(코끝으로 훅 끼쳐오는 냄새가... 무섭다, 무서워. 무서워. 눈을 뜰래야 뜰 수가 없다.)
September 22, 2021 2:46PM강석현:그거야, 전화 속의 가짜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긴가민가했으니까. 쉽사리 말을 뱉어서 일을 그르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네가 자꾸 날 피하잖냐. 전화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거지?
차윤림, 날 믿어야 해. 나는….
September 22, 2021 2:47PM차윤림:(왜 이렇게 더운 걸까. 내가 잘못된 건가? 무엇이 잘못된 거지?)
September 22, 2021 2:47PM :툭.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작게 신음한 석현이 말을 잇습니다.
September 22, 2021 2:48PM강석현:네 곁에 계속 있었던 건 나야, 차윤림….
September 22, 2021 2:50PM차윤림:아, 아니야...
시발! 그만하라니까. 왜 말을 안 들어... 봐달라며, 들어달라며...! (고개를 푸욱 숙인다. 사정 없이 떨리는 목소리가 거의 흐느끼는 수준이다.)
September 22, 2021 2:51PM강석현:윤림아….
September 22, 2021 2:52PM :마침내 물기가 어리고 만 이름자 이후로, 방금보다 더 큰 굉음이 가까이서 들려 옵니다. 먼지가 내려앉듯 가벼운 무언가가 당신의 안면을 흠뻑 적시고….
그 아래에는 고통에 찬 소리로 계속해 당신을 부르는 석현의 목소리가.
당신은 눈을 뜨나요?
September 22, 2021 2:56PM차윤림:(눈으로 습기가 가득차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방울방울 맺힌 물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볼가를 타고 쉼없이 흘러내렸다. 두 손바닥으로 제 얼굴을 가린다.
그만해, 제발... 양어깨가 들썩이며 틈새로 유약한 소리가 흘러나오지만...)
(앞을 보기에는 이미 늦었다.)
September 22, 2021 2:57PM :마지막 판정입니다. 정신력 판정.
September 22, 2021 2:57PM차윤림:
정신
기준치: |
40/20/8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방 안은 점점 더워지고, 당신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썩은내와 탄내가 뒤섞여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으나 당신은 계속해 자리를 지킵니다.
호흡이 점차 힘겨워집니다. 파르르 떨리던 눈꺼풀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 들렸나요?
당신이 있는 곳은 침대가 아니었습니다.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불타는 신문지와 기름이 든 통. 뜨인 눈을 도로 감지 못 하고 막연히 자신의 손을 바라봅니다.
손목을 붙잡은 것은 석현의 손이었고, 그가 화재에 무너져 내린 잔해에 다리가 깔려 고통스레 신음하는 모습을 마주한 당신은.
윤림아. 비명과도 같은 소리와 함께 당신의 손목이 채어 잡힙니다.
그 순간 철퍽, 하고, 당신의 발밑에서 신음하던 석현은.
선득한 웃음을 남긴 채 무로 돌아갑니다. 방금 현관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당신이 그렇게도 믿고 싶어했던.
그가 불구덩이 속으로 짚 인형 두 개를 던지자, 소름 끼치는 굉음이 온 집안을 가득 채웁니다.
September 22, 2021 3:07PM차윤림:(
...!)
September 22, 2021 3:08PM강석현:나가자, 윤림아. 잘 버텨 줘서 고마워. 비록….
집은 이런 꼴이 되고 말았지만. 그는 상관없다는 듯 희미하게 웃고서 당신의 손목을 잡아 끕니다.
밖으로 나와 개운한 공기를 들이키면, 피부에 닿아 오는 서늘한 바람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상기시켜요.
끝!
시발 뭐야 석현이네
September 22, 2021 3:09PM차윤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September 22, 2021 3:09PM강석현:몰라 끝났어 수고했다~~~~
September 22, 2021 3:09PM차윤림:헐
수고하였다.
..........
뭐가어떻게된거지?
.,-^사랑합니다^-,.
September 22, 2021 3:12PM강석현:ㅎㅎ
타임어택은 정말 어려워
우리같은 롤플맨에게 어려운일이야